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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

END NF 션입니다. 우리 함께 해요. 함께 하면 더 잘 할 수 있어요.

2026년 5월 30일조회 0END NF 션

END NF 션입니다.

우리 카페에 들어오면 이런 마음 많이 보입니다. 면접에서 떨어지거나, 회사에서 부당한 대접을 받거나, 일이 뜻대로 안 풀리면 다 이 병 때문인 것 같고, 아이가 힘들어하면 전부 이 병이 한 짓 같은. 그 마음, 곁에서 많이 봐왔습니다. 이 병은 진짜로 불편함을 줍니다. 그건 지어낸 게 아니에요.

저는 NF 당사자는 아닙니다. 제 둘째 아이 지후가 이 병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의 고통을 다 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아이 곁에서, 그리고 같은 길을 걷는 많은 분들을 만나면서 제 나름대로 느낀 것들을 나눠보고 싶습니다.

먼저, 회사 생활에서 겪는 일들 — 면접에서 떨어지고, 부당한 대접을 받고, 일이 막힐 때 — 그 이유를 "이 병 때문"이라고 정해 버리면, 그 순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사라집니다. 병은 당장 고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원인을 거기 두면 위로는 될지 몰라도 출구는 없습니다. 올바른 원인을 알아야 대처도 가능합니다. 신경섬유종은 불편함을 주지만, 그것 때문에 아무것도 못 한다는 건 사실이 아닙니다.

제가 이 말을 조심스럽지만 분명하게 드릴 수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한 기업의 임원으로 오래 일하며, 면접을 보고 직원을 평가하는 자리에 수없이 서 왔습니다. 그 자리에서 말씀드리면, 제대로 된 평가자는 누군가의 병이나 외모를 이유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습니다. 봅니다, 이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어떤 태도로 일하는 사람인지를요. 세상에 차별이 아예 없다고는 못 합니다. 그런 일을 겪으신 분께 "다 네 생각이야"라고 말할 생각도 없습니다. 다만, 누군가의 잘못된 시선 때문에 당신의 진짜 가치까지 당신 스스로 지워버리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빅터 프랭클이라는 정신과 의사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고, 그 공간에 우리의 자유가 있다."

강제수용소에서 모든 걸 빼앗겨 본 사람의 말이라, 저는 이게 고통을 모르는 사람의 훈수로 들리지 않았습니다. 병이 어떤 일을 일으키는 것과, 우리가 거기에 어떻게 반응하느냐 사이에, 좁아도 분명한 우리의 자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 자리가 생각보다 넓어요.

제 이야기를 해도 될까요. 지후가 진단을 받았을 때, 저는 갇혀서 절망만 하는 대신 길을 찾아 나섰습니다. 아이의 치료를 위해 미국 임상시험까지 다녀왔고, 그렇게 움직이는 동안 같은 마음의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 노력들이 모여, 한국에서도 임상이 열리게 됐고, 지후는 지금 코셀루고를 복용하고 있습니다. 가만히 기다리기만 했다면 오지 않았을 일입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무언가를 도우려 나선 제가 오히려 더 큰 힘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병이 진짜 원인인 부분,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안 되는 치료의 영역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다행히 NF에도 치료의 길이 조금씩 열리고 있어요. 그런데 약이 나왔다고 끝이 아닙니다. 허가가 되어야 하고,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어야 우리가 실제로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건 그냥 기다린다고 오지 않습니다. 세상이 우리를 알아줘야 허가도, 급여도 앞당겨집니다. 나 혼자 가만히 있으면 아무도 대신 나서주지 않아요. 그래서 함께하자는 겁니다. 하루라도 빨리 치료의 문이 더 열리도록, 우리 목소리를 같이 내자는 겁니다.

얼마 전 CTF 웨비나에서 한 임상심리학자도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NF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이미 회복탄력성의 증거이고, NF와 혼자 싸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요. 받아들이라는 건 포기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바꿀 수 없는 걸 붙들고 우는 데 쓸 힘을, 바꿀 수 있는 쪽으로 옮겨 쓰자는 겁니다. 내 삶에서도, 우리 모두의 치료 환경에서도요.

쉽지 않습니다. 정말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을, 조금만 더 해봅시다. 그리고 이건 제가 겪어보고 드리는 말인데, 혼자일 때보다 함께할 때 자신감이 훨씬 커집니다. 같은 길을 걷는 사람 옆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를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알게 되고, 그 순간 어깨가 조금 펴집니다.

그래서 드리고 싶은 말은 하나입니다. 마음을 닫지 말고, 나오세요. 우리 카페든, 카카오톡 채널이든, 오프라인 모임이든 어디서든 좋습니다. 그렇게 모인 우리의 목소리가, 세상을 움직이고 치료의 문을 앞당깁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라서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있습니다.

희망은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 END NF 션 드림

※ 이 글은 환우와 가족을 위한 경험 공유와 격려를 위한 글입니다. 본문에 언급된 치료제·임상 관련 내용은 참고용이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